마켓인사이트 9월 26일 오후 2시12분

현대상선이 2조원 이상의 선박금융 조달에 성공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 도입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선박금융을 통해 2조2000억원을 마련했다. 조달액의 약 75%를 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이 댔다. 두 증권사는 약 8800억원을 선순위 대출로, 약 7700억원을 후순위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현대상선에 투입했다.

ABS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급보증을 해 신용도를 최상위 등급(AAA)으로 높였다. 자체 신용으로 조달했을 때보다 이자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7월 정부가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해운사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해양보증보험, 한국선박해양, 한국해운거래정보센터를 통합 설립한 기관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이번 거래에 참여했다. 중순위 형태로 3000억원 이상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도 직접 나서 2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말 해당 선박과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국내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조선사에 발주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별도로 추진 중인 1만4000TEU급 선박 구매자금(약 1조원) 조달까지 마무리되면 초대형 선박 20척의 구매대금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현대상선이 대규모 선박금융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0월 산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지원받아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터미널 및 선박 확충 등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15년 2분기 이후 올해 2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