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 가운데 가장 높은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리한 환율과 신차 판매 호조로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대를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우려 대상이었던 미래차 분야에서도 최근 2조4000억원을 들여 자율주행 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車, 영업이익 증가율 글로벌 1위 '질주'
3분기 영업益 251.2% 증가 전망

현대차는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00원(0.37%) 상승한 13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투자가가 69억원을 순매수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개월 전 9302억원으로 1조원을 밑돌았던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속해서 상향 조정되면서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폭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도요타(-4.1%)와 폭스바겐(-11.2%)은 3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다임러(25.7%)와 제너럴모터스(GM·104.2%), 포드(99.3%) 등에 비해서도 현대차의 예상 증가폭은 두 배 이상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제품 라인업 개선, 유리한 환율, 무파업 임단협 타결 등 호재가 지속됐다”며 “올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우수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추세”라며 “2분기 미실현손익으로 잡힌 팰리세이드의 미국 수출 실적이 3분기에 인식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격려금은 10월 말 지급될 예정으로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가파른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인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현대차는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2889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2010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뒤 최소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이때 1.2%로 추락했다.

수익성 회복은 관건

성장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팰리세이드 생산설비의 생산가능 물량이 연 10만 대에서 15만 대로 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신흥국을 중심으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증가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여전히 낮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5배에 불과하다. 상반기 말 기준 유형자산(30조7785억원) 규모보다 시가총액이(28조7384억원)이 작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공적인 신차 출시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기업가치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 시총이 유형자산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도요타(8.2%), 다임러(6.1%)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은 수익성(영업이익률)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대차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4.1% 수준이다. 지난해(2.5%)보다 개선될 전망이지만,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국에서의 낮은 노동생산성이 수익성 경쟁에서 뒤처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