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中 금융개방 가속화 가능성…우리 기업에 진출 기회"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은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 돌파)'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경우 미중 무역 분쟁이 더욱 격화될 수 있으므로 위안화 환율의 평가절하 지속 시 원화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3일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대응'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KIEP는 "8월 5일 포치 이후부터 9월5일까지 위안화 환율은 7.1~7.2위안 사이를 넘지 않는 선에서 등락을 보였는데, 중국 당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기업 부담 완화 효과를 누리는 한편, 해외로의 자본 유출을 막는 선에서 위안화 환율을 조절하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주요 기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포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며 "위안화 환율은 2016년 이후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어, 향후 달러 대비 위안화 평가절하가 원화 가치 절하로 이어질 경우 미국의 환율압박이 한국에도 적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포치 지속 전망…원화 환율변동 대응방안 마련해야"
KIEP는 미중 통상분쟁이 환율분쟁으로 번지면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갖기 위해 금융개방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으므로, 우리 기업이 이런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는 제언도 내놨다.

중국 당국은 미중 통상분쟁이 격화되자 외자 지분 제한 및 진입 조건 완화 시한을 2021년에서 2020년으로 앞당긴 바 있다.

이와 관련, KIEP는 "지난 7월 발표된 중국 금융개방 신(新) 11조는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금융개방 계획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기업의 중국 금융시장 진출 기회와 이미 진출한 기업의 경영 애로사항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간 주식 교차거래 제도인 '후룬퉁'의 개통,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RQFII) 범위 확대, 투자자에 대한 규제 완화, 중국 증시와 채권 시장의 모건스탠리캐피널인터내셔널(MSCI) 등 글로벌 지수 편입, 은행 간 채권시장 대외개방 등 최근 중국의 증권 및 채권시장 개방 확대는 우리 투자자들의 투자 기회 확대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EP는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됨에 따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미중 통상분쟁 격화로 인한 자국 경기둔화 압력을 완화하고자 금융개방 가속화, 위안화 환율 시장화 개혁, 대출우대금리(LPR) 개혁 등의 대응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KIEP는 미중 통상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대중국 수출 둔화, 위안화와 원화의 높은 동조성으로 인한 원화 가치 변동성 확대, 중국의 자본 통제 강화 등 우리에게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과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위안화 환율 결정 시스템 개혁 가능성(1일 변동폭 확대) 등에 따라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8월 말 기준 3조 달러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가 지속될 경우 자본 유출이 급증할 수 있어 중국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조치를 강구할 수 있으므로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