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한 달…관련株 급등락 주의보

감사·조국, 버클리 로스쿨 동문
화천기계, 2회 상한가 후 주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취임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적 긴장이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유력 정치인의 친인척이나 동문이 회사 관계자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치 이슈로 거래량 폭증

공작기계 등을 만드는 화천기계(3,730 -7.21%)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2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도 되지 않는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정치 이슈로 급등락을 반복했다.

화천기계는 지난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지명한 무렵부터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내정 이틀 전인 지난달 7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거래량이 급증했다. 이 회사 감사가 조 장관과 미국 UC버클리 로스쿨 동문이라는 사실만으로 테마주로 엮였다.

화천기계는 지난 6월 감사가 조 장관과 동문인 것은 맞지만 아무런 친분이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조 장관 지명을 계기로 불타오른 투자 열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달 들어 상한가를 두 차례 더 기록한 화천기계는 지난 9일 조 장관 취임을 전후로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 하루 평균 거래량(3700만 주)은 지난달(600만 주)의 6배가 넘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일 화천기계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자동차용 전자부품 제조사인 서연전자(1,905 -2.06%)는 ‘윤석열 검찰총장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가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조 장관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윤 총장의 존재감이 커진 데 따른 기대가 작용했다.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20% 넘게 올랐다.
조국과 옷깃만 스쳤는데…'칼춤' 추는 정치 테마株

펀더멘털과 거리 멀어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계없이 회사 관계자와 유력 정치인의 인연만으로 주가가 요동친다.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2배 가까이 오른 KNN(1,475 -0.34%)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홍정욱 전 국회의원 테마주’로 불린다.

홍 전 의원의 누나가 KNN이 지분 50%를 보유한 부산글로벌빌리지의 공동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홍 전 의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치적 견해를 밝히면서 정계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써니전자(3,865 +0.26%)는 송태종 전 대표가 안랩 출신이라는 이유로 수년 전부터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돼왔다. 에이텍(8,160 +1.12%)은 최대주주가 과거 ‘성남창조경영 최고경영자(CEO) 포럼’ 운영자를 맡았다는 사연만으로 ‘이재명 테마주’가 됐다. 지난 6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자 에이텍 주가는 하루 만에 28.69% 급락했다.

정치 테마주는 재료가 소멸하는 순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보해양조(1,245 +1.63%)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면서 주가가 2310원(지난해 12월 17일)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100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곳도 상당수다. 화천기계는 상반기 14억원 영업적자를 냈고, 써니전자는 15억원 순손실을 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