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세계 각국의 내연기관 자동차 규제에 힘입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지난 7월 이후 성장률이 저조한 상태다. 지난 7월 성장률은 2%에 그쳤고 미국과 중국은 역성장으로 전환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와 보조금 축소 정책, 테슬라 차량에 대한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 축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향후 강화된 성능과 합리적 가격을 갖춘 신형 전기차들이 수요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김 연구원은 각국의 환경규제가 전기차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은 연비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규제를 강화한다.

2015년 130g/km였던 CO2 배출량은 2020년 95g/km로 줄어든다.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면 1g/km당 95유로의 벌금을 판매대수만큼 징수한다. 향후 내연기관 차량은 유로 7 배기가스 규제도 극복해야 한다. 유로6 대비 탄소 배출 기준을 3분의 1 수준 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자동차 평균 연비를 2015년 37.8mpg에서 2020년 46.6mpg로 향상시키도록 규제하고 있다. 위반 시 0.1mpg당 55달러의 벌금을 판매대수만큼 납부해야 한다.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제조사는 닛산 뿐이다. 중국도 2015년 6.9ℓ/100km였던 연비 기준을 2020년 5.0ℓ/100km로 제시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향후 내연기관 차량은 규제로 인해 생산 원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성능 전기차 보급이 시작되는 것 또한 중요한 변곡점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까지 보조금이 전기차 시장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성능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4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갖추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츠카 등 다양한 차종을 지원하는 3세대 전기차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규어의 i페이스, 아우디의 e-트론이 이미 출시됐고 포르쉐도 타이칸 생산에 들어갔다. e-트론과 타이칸의 주문량은 각가 43만대, 35만대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도 출시된다. 메르세데스-벤츠 EQ, 폭스바겐 ID.3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폭스바겐은 ID.3를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전기차를 2200만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주력 차종도 전기차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각 회사의 메가 프로젝트가 본격화됨에 따라 내년 자동차용 전지 수급 상황은 더욱 빠듯해지고,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 개선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