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한 투자는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전세계 주요국이 경쟁적으로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5G 시대로 전환될 겁니다.”

니감 마니쉬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테크놀로지 리서치 헤드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G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내년부터 5G 스마트폰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투자가 늘면서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주목받는 5G 이동통신 장비주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마니쉬 헤드는 크레디트스위스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술 분야 분석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5G 스마트폰 출시를 본격화할 내년 2분기가 5G 시대 도래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니쉬 헤드는 “내년 1분기까지는 5G 통신 관련 부품을 만드는 제조사들의 준비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2분기에는 애플에서도 5G에 기반한 스마트폰이 나올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이 시기에 맞춰 5G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당초 내년으로 잡았던 5G 상용화 시기를 올해 3분기 중으로 앞당겼다. 중국 화웨이는 세계 최초로 5G 통합 칩셋을 상용화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화웨이 제재 등으로 나타난 미·중 무역갈등이 5G 투자를 둔화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할수록 중국 정부는 5G 상용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일본도 내년 도쿄 올림픽 이전에 5G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등 5개 국가에서 5G 상용화를 시작한 유럽은 올 하반기 상용화 국가가 늘어난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도 불구하고 중국의 5G 준비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그의 관측이다. 그는 “재고로 부품을 조달하고 있는 화웨이가 멀지 않아 미국 상무부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본다”며 “화웨이뿐 아니라 ZTE 등이 중국 내 5G 통신망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1000만대 수준에서 내년 1억5800만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노시스템리서치는 2022년 전 세계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5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 5G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은 중국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5G 부품·장비주 투자와 관련해서는 “5G 의존도가 높은 종목의 투자시점은 다소 늦춰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순수하게 5G 관련 투자만 하는 회사는 많지 않고, 4G 관련 부품 비중이 높은 곳이 많다”며 “5G 관련 부품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내년 하반기 이후 빛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5G 시대에 주목해야할 관련 분야로는 게임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꼽았다. 마니쉬 헤드는 “음악과 영화 산업이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시대로 넘어간 것처럼 5G 시대에는 클라우드 게임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인기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가진 회사들에게 더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