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쌍용양회가 희망 모집액의 다섯 배가 넘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2016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이후 재무구조를 꾸준히 개선한 것이 투자자의 호평을 받았다는 평가다.

쌍용양회 회사채 '흥행 대박'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가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전날 시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564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7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4350억원, 3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5년물에 1290억원이 모였다.

실적 개선과 함께 재무 부담을 줄여가는 것이 기관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하기 전인 2015년 3372억원이었던 쌍용양회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019억원까지 늘어났다. 올 상반기에도 1934억원의 EBITDA를 내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말 117.6%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75.9%로 떨어졌다.

사업구조 재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쌍용양회는 2017년 쌍용머티리얼, 쌍용에너텍 등 시멘트와 관계없는 비핵심 회사를 줄줄이 매각했다. 주력인 시멘트사업엔 더욱 힘을 실었다.

쌍용양회는 넉넉한 투자 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2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조달비용도 당초 기대보다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희망금리 대비 0.3%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쌍용양회 회사채 금리는 3년물이 연 2.532%, 5년물이 연 3.187%다. 이 회사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일곱 번째로 높은 ‘A-’(안정적)다. 쌍용양회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단기차입금 상환 및 시멘트 설비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