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이끈 호재 살펴보니

(1) 中 제조업 PMI 50 넘어
(2) 홍콩시위 평화적 해결 조짐
(3) 반도체 업황 반등 전망
열흘 전만 해도 1900선 붕괴를 걱정하던 코스피지수가 5일 2000선을 회복했다. 중국 경기 지표가 생각보다 좋게 나오고, 파국으로 치닫던 홍콩 사태도 해결 기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극단적인 위험 회피 성향이 누그러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 협상 개최에 합의하고, 하반기에 반도체 업황이 살아날 것이란 JP모간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달리는 코스피…한달 만에 2000선 회복

중국 호재에 투자자들 안도

이날 코스피지수는 16.22포인트(0.82%) 오른 2004.75로 마감했다. 지난달 1일(2017.34) 이후 한 달여 만의 2000선 회복이다. 코스피지수는 불과 열흘 전인 지난달 26일까지만 해도 1916.31로 하락하며 1900선 붕괴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중이 한 치 양보 없이 강 대 강(强對强)으로 맞서고 ‘경기 침체의 전조’라는 미국 장·단기 금리 차가 0.01%포인트대로 좁혀진 탓이었다.

하지만 지난 2일 8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49.8)을 크게 웃돈 50.4로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4일 발표된 중국 차이신 서비스 PMI도 52.1로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각종 제재에도 중국 경기가 위축되지 않고 강한 맷집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이 생각보다 무역분쟁을 잘 견딘다면 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정보기술(IT)주 전망도 그렇게 어둡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실마리를 찾은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홍콩 사태가 ‘톈안먼 사태’처럼 무력으로 진압된다면 아시아 경제 전반에 타격은 물론 미·중 무역협상도 파탄에 이를 수 있다고 봐 왔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 정부가 10월 1일 건국기념일을 앞두고 홍콩 사태에 유화적인 손길을 내밀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며 “향후 적극적인 경기 부양과 미·중 무역협상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미·중이 다음달 초 고위급 무역 협상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기로 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기대 커지는 반도체 업황 회복

이날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강세였다. 삼성전자(54,400 +2.06%)가 3.63%, SK하이닉스(87,800 +5.28%)가 3.75%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티씨케이(57,800 +3.58%)(14.56%), 테크윙(11,950 +5.29%)(8.40%), 테스(24,000 +7.87%)(6.40%), 한미반도체(7,240 +14.92%)(6.18%) 등 반도체 관련주가 큰 폭으로 뛰었다.

미국 투자은행(IB) JP모간이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미국 반도체주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전날 인텔은 4.13%, 마이크론은 4.05%, 브로드컴은 3.27% 올랐다. 미국 주요 30개 반도체 기업 주가를 따르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79% 상승했다. JP모간은 “새로운 PC·스마트폰·게임기 출시와 클라우드 서버 투자 재개로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생각보다 강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만 지금보다 악화하지 않는다면 하반기 반도체주 강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며 올 10월께 국내 수출이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저 효과로 올 10월 수출 증가율이 최저점을 찍을 전망”이라며 “하지만 이를 바닥으로 본다면 회복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반등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많다. 정 본부장은 “추석 직후 열리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며 “미국 경기 지표도 하반기에 좋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코스피지수가 크게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연말까지 횡보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