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최근 전강후약의 장세가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투자자들이 오전장에 미국 주식을 사고 있지만 이후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면서 오후에 내리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8월19일부터 최근 2주간을 따져보면 8월19일, 20일, 21일, 23일, 27일, 30일 등 6번이나 뚜렷한 전강후약 장세가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럽이 깨어있는 아침장에는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매수하면서 뉴욕 증시가 강한 편이지만, 이들이 잠드는 오후장에는 미국 액티브 펀드들이 주식을 팔면서 약세가 나타나는 일이 잦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유럽 투자자들은 내수 비중이 크고 외부 영향이 적은 미국 주식이 유럽 주식에 비해서 안전하다고 여긴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포트폴리오내에서 주식 비중을 줄인 월가의 투자자들
포트폴리오내에서 주식 비중을 줄인 월가의 투자자들
하지만 미국 투자자들은 유럽과 달리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분위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3일(현지시간) 낸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월가 금융사 주식전략가들의 포트폴리오내 추천 주식 비중(이른바 셀사이드 인디케이터)은 7월의 56.2%에서 8월 54.2%로 감소해 2년래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한달 하락폭으로는 지난 6년래 가장 많이 떨어진 겁니다.
전강후약 장세가 자주 나타나는 뉴욕 증시
전강후약 장세가 자주 나타나는 뉴욕 증시
그렇지만 미국 투자자들도 대세 하락장을 대비해 주식을 줄이는 건 아니라는 풀이가 많습니다.

BofA는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낮춰놓았다는 뜻은 단기 상승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완화적 자세 등은 증시에 긍정적 요소”라고 해석했습니다. BofA는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채권에 비하면 미국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또 JP모간도 미중 무역전쟁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남은 기간 미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Fed의 두 번째 금리 인하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재시작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겁니다.

월가 고위 관계자는 "오늘 발표된 8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년 만에 50이하로 떨어지는 등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조정장은 불가피해보인다"면서도 "다만 당장 침체가 닥치기보다는 경기 확장세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는 만큼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