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골판지 회사인 태림포장의 유력 인수후보 가운데 하나인 중국 샤닝페이퍼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 손잡았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샤닝페이퍼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태림포장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했다. 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본입찰에는 샤닝페이퍼와 글로벌 PEF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국내 의류 제조·판매사 세아상역 등 3곳이 참여했다. 베인캐피털은 샤닝페이퍼의 재무적 투자자(FI)로 본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5곳의 적격인수후보 가운데 한솔제지만 최종전에 불참했다.

샤닝페이퍼는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중국 3위 제지업체다. 중국 정부가 원지 수입을 금지하면서 골판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태림포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에는 샤닝페이퍼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태림포장 전국 공장의 생산 품목과 생산량 등을 꼼꼼히 확인하기도 했다.

인수전 초기부터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IB업계에서는 ‘허수 참여자가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과거 국내 인수합병(M&A)에서 매각 측이 인수후보들의 경쟁을 격화시켜 가격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실체가 없는 중국계 기업들을 허수로 끌어들인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M&A 시장에서 활발하게 투자활동을 벌이는 베인캐피털과 손잡으면서 태림포장의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샤닝페이퍼가 태림포장을 인수하면 국내에 진출한 첫 중국계 제지회사가 되는 동시에 단숨에 1위 골판지 업체가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M&A 시장에 어두운 샤닝페이퍼가 국내 사정을 잘 아는 베인캐피털의 인수 전략과 자금력을 공유하는 것도 컨소시엄 구성으로 얻는 효과”라고 말했다.

2015년 태림포장을 인수한 IMM PE는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기 위해 태림포장 지분 70.9%와 태림페이퍼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놨다. 글로벌 M&A 자문사인 BDA가 샤닝페이퍼의 인수를 돕는다. 세아상역과 TPG는 각각 미래에셋대우와 스탠다드차타드(SC)증권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