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삼성그룹주가 공매도 투자자들의 ‘타깃’이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이 존재했다고 판결한 데 따른 영향이다.

공매도 '타깃' 된 삼성바이오·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00원(1.28%) 떨어진 2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도 1200원(1.37%) 하락한 8만6400원에 마감했다.

전날 상당수 삼성그룹주는 일제히 조정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자칫 상장폐지 리스크(위험)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공포감까지 반영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9일 공매도 물량이 8만6193주에 달했다. 전날까지 8월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량인 2만9778주보다 189.4% 급증했다. 같은 날 삼성물산도 9만319주의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달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량(2만76주)보다 349.8% 증가한 거래량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검찰수사 건이 걸려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몇몇 삼성그룹주는 당분간 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154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작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3분기에 2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지만, 주가는 선뜻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검찰 수사로 수주가 둔화됐고 사실상 경영이 마비돼 4공장 건설 검토도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물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전년보다 19.3% 적은 8907억원이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그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에도 가는 길이 험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