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제지회사인 한솔그룹이 국내 1위 골판지 기업 태림포장 인수전에 불참키로 했다. 이에 태림포장 인수전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중국 제지회사 샤닝페이퍼, 국내 의류 제조·판매사 세아상역 등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태림포장 인수전서 한솔제지 빠져…TPG·中 샤닝페이퍼·세아상역 3파전으로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주주인 IMM PE와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가 이날 시행한 본입찰에 TPG, 샤닝페이퍼, 세아상역 등 세 곳이 참여했다. 한솔제지는 이날 공시를 통해 “태림포장 예비인수후보로서 신중한 검토 후에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태림포장을 인수한 IMM PE는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기 위해 태림포장 지분 70.9%와 태림페이퍼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놨다. IMM PE는 태림포장의 가격을 1조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솔제지가 태림포장 인수를 포기한 이유는 그룹의 모태인 신문용지업체 전주페이퍼를 되사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회사는 당초 전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모두 인수해 성장 정체를 극복한다는 계획이었다. 한솔제지는 신문용지 사업부문(현 전주페이퍼)을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매각했다. 2008년 전주페이퍼를 사들인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PE)는 조만간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태림포장 인수전에 참여한 샤닝페이퍼는 중국 3위 제지업체다. 중국 정부가 원지 수입을 금지하면서 골판지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태림포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샤닝페이퍼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태림포장 전국 공장의 생산품목과 생산량 등을 꼼꼼히 확인하기도 했다.

TPG의 경우 이상훈 한국 대표와 윤신원 전무가 모건스탠리 PE 재직 시절 전주페이퍼(2008년)와 화장지 제조업체 모나리자(2013년)를 인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세아상역은 세계 10개국, 40개 생산공장에서 하루 평균 250만 벌의 의류를 제조해 갭, 유니클로 등에 납품하는 회사다. 최근에는 세아STX엔테크(옛 STX중공업 플랜트부문)를 사들이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