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27일 오후 3시 45분

SK루브리컨츠가 국내 민간기업 중 사상 최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기록 경신이 잇따를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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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는 27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연 1.384% 금리로 발행했다. 2012년 채권발행시장에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국내 민간기업이 공모 발행한 원화채권 금리 중 가장 낮다. 2016년 4월 한국증권금융과 올해 7월 SK텔레콤이 세운 종전 기록(연 1.404%, 3년물 기준)을 깼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를 밑도는 수준이다. SK루브리컨츠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다.

경기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가운데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 회사채 금리가 연 1%대로 하락하면서 기업들은 저렴한 이자 비용으로 중장기 자금을 앞다퉈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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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띠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27일 최저금리 신기록을 세운 3년물을 포함해 다른 중장기 채권도 연 1%대 초중반 금리로 발행했다. 채권 만기별 발행금리는 △3년물 연 1.384% △5년물 연 1.398% △7년물 연 1.500% △10년물 연 1.661%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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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의 매수세가 회사채 발행금리를 떨어뜨리는 원동력이다. 올 상반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 들어온 기관투자가의 자금 규모는 90조783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약경쟁률(4.46 대 1)도 역대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기관들이 경기 하강에 대비해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 전망도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값은 오른다. 지난 26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연 1.487%로 올 들어 0.789%포인트 하락했다. A 등급 회사채 금리(연 1.93%)까지 연 1%대에 진입했다.

한 증권사 채권운용 담당자는 “금리가 떨어지면 매매를 통해 차익을 내고, 금리가 내려가지 않더라도 국고채보다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채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자 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한은 등에 따르면 올해 1~7월 회사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 해 순발행액(6조4269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이 기간 회사채 발행액은 31조6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자금 조달비용이 크게 줄자 기업들이 상환한 빚 이상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해 곳간을 채운 결과다. 기업들의 활발한 자금조달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잔액(7월 말 508조7696억원)도 500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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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연 1.50%)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과 교보증권이 회사채 시장에서 기준금리보다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했다. 금리 인하 이전인 6~7월까지 합하면 10여개 기업이 기준금리보다 싼 조달금리로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회사채 최저금리 기록 경신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관적인 경기전망이 확산되는 데다 미·중 무역전쟁에 한·일 갈등까지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라면 지금이라도 최저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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