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코스모신소재가 유상증자로 833억원을 조달한다. 1년간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차전지 소재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설비투자 자금 확보에 나섰다.

코스모신소재·화학, 주가 하락에도 증자 강행한 까닭…
코스모신소재는 오는 10월 말 주주들을 상대로 보통주 950만 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현재 유통 주식(1973만6205주)의 절반가량을 발행해 83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예정 신주 발행 가격은 주당 8770원으로, 지난 23일 종가(1만2550원)보다 30.1% 싸다. 코스모신소재는 10월 23~24일 우리사주조합 및 기존 주주들을 상대로 청약을 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10월 28~29일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모신소재는 이번 증자로 마련하는 자금 중 상당 금액을 2차전지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생산설비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내년 12월까지 신규 생산설비를 구축해 현재 연산 8000t인 NCM 생산능력을 1만2600t으로 늘릴 방침이다.

모회사 코스모화학도 67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오는 12월 보통주 1000만 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코스모신소재 유상증자 참여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조치다. 코스모화학이 배정받은 코스모신소재 신주 물량(215만4496주)을 모두 사들이려면 약 188억원이 필요하다.

보유 현금보다 많은 규모다. 코스모화학의 지난 6월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8억원이다. 이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감자(감자비율 80%) 및 액면분할(5 대 1)도 추진하고 있다.

코스모화학은 감자와 액면분할이 올 11월 마무리되는 관계로 코스모신소재 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은 브리지론을 통해 확보하기로 했다. 이번에 유상증자로 조달한 금액으로 브리지론을 상환할 계획이다.

장기간 주가 하락이란 어려움 속에서 증자를 결단한 점이 눈길을 끈다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두 회사는 2017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2차전지 소재 랠리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뛰었지만 그 이후로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최근 1년간 코스모신소재는 48.5%, 코스모화학은 50.6% 떨어졌다. 유통주식 수 확대로 주가가 당분간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코스모신소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증설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가라앉은 증시 분위기가 언제쯤 살아날지 예측하기 어려워 계획된 투자 시기에 맞춰 증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