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도 자사주 공시 '약발'…"남용은 경계해야"
최근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회사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한 상장사는 8곳으로, 이 가운데 7곳의 주가는 공시 전보다 올랐다.

사별로 보면 지난 6일 자사주 취득 결정 공시를 낸 대화제약의 주가는 공시 전날 1만950원(종가 기준)에서 23일 현재 1만4천100원으로 28.77%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도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에 힘입어 주가가 9.48% 올랐다.

이밖에 1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NHN(3.74%)과 아이큐어(25.77%), 광전자(5.88%), SNK(4.76%) 등도 공시 전일보다 주가가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은 수급 측면에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사주 취득이 수개월에 걸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들어 자사주 취득 결정을 공시한 종목들의 강세는 대부분 수급 효과 때문이라기보다 기대감의 덕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아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며 "자사주 매입의 남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주가가 '반짝' 오른다고 해서 기업의 펀더멘털인 영업 실적이 함께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해 2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섰던 넷마블의 경우 현재는 주가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과 올해 상반기 넥슨 인수 기대감 등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며 "이에 넷마블은 동종 업체에 비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30% 이상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표] 8월 자기주식 취득 공시 기업 주가 등락률(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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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목명 │ 자사주 │ 자사주 │ 23일 │ 등락률 │
│ │취득 결 │취득결정│ 종가 │ │
│ │정 공시 │ 공시 전│ │ │
│ │ 일 │일 종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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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제약 │ 6일 │ 10950 │14100 │ 28.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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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큐어 │ 8일 │ 19600 │24650 │ 25.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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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 13일 │ 105500 │115500│ 9.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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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전자 │ 13일 │ 2040 │ 2160 │ 5.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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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K │ 22일 │ 16800 │17600 │ 4.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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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N │ 16일 │ 58800 │61000 │ 3.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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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8일 │ 69300 │70900 │ 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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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인 │ 6일 │ 16650 │11800 │ -29.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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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