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메리츠종금증권 등 기업금융(IB) 사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웃었지만 브로커리지 등 개인고객(리테일) 의존도가 큰 증권사들은 부진했다.

메리츠證 웃고, 키움·대신證은 울고…
18일 증권업계가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의 2분기 순이익은 1459억원으로 작년보다 33.8% 증가했다. 6개 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 순이익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도 각각 39.7%, 39.3% 급증했다. 올해 불안한 증시 속에서 증권사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이다.

통상 증권사들은 주식시장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줄어들면 실적이 악화된다. 2분기 들어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영향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 기준 증시 거래대금도 3조~4조원대로 뚝 떨어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졌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증시 침체에 맞서 해외 부동산과 에너지 인프라 등으로 다양한 분야의 대체투자로 수익원을 다변화한 것이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반면 증시 부진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한 증권사도 있다. 리테일 영향을 많이 받는 키움증권은 2분기 순이익(531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0% 줄어들었다. NH투자증권(-7.8%), 대신증권(-6.3%), 삼성증권(-3.8%)의 2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급락장의 여파가 3분기부터 반영돼 증권사들의 실적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