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가 흥행 열기로 달아올랐지만 CJ CGV의 주가는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효과도 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주가 반등을 위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분석한다.

'1000만 영화' 줄잇는데…CGV 내리막, 왜?
CJ CGV는 16일 코스닥시장에서 800원(2.45%) 떨어진 3만18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 22.44% 하락했다. 3년 전 9만원대였던 주가는 하염없이 떨어져 3분의 1 토막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깜짝 실적 약발도 통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2분기 영업이익 235억원을 거뒀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의 예상치보다도 40% 이상 많았다. 통상 상반기는 영화시장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어벤져스:엔드게임’ ‘기생충’ ‘알라딘’ 등이 각각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들이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순손익은 -85억원에 그쳤다. 작년 동기(-199억원)보다 적자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CJ CGV가 2016년 터키 법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와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으로 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이 비용이 영업외비용으로 처리되면서 전체 실적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다. 터키 법인의 손실이 반영되면서 CJ CGV의 부채비율은 2017년 216%에서 올해 상반기 713%까지 치솟았다.

CJ CGV는 재무 개선을 위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의 지분을 합쳐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운 뒤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프리IPO(상장 전 기업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5000억원의 자본확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RS 계약의 정산 시점까지 2년여가 남은 만큼 시간은 충분하다”며 “프리IPO 성공 시 CJ CGV의 재무적 위험은 소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CJ CGV는 작년 CGV베트남홀딩스 기업공개(IPO)에 나섰다가 흥행에 참패하며 상장을 철회한 전력이 있어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