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WM)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 자산 규모에 따라 자산을 관리해주는 일방적 서비스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의 투자성향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KB증권은 WM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 : PI)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살아 숨 쉬는 포트폴리오

KB증권의 WM PI는 2018년 4월부터 진행 중인 장기 프로젝트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하고, 맞춤형 WM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 목표다.

고객의 성향과 시황을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구축, 효율적인 자산관리를 가능케 한다. 프라이빗뱅커(PB)의 영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효율적인 고객 지원을 뒷받침했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최종 목표인 통합 WM 플랫폼 구축은 내년 초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 6월부터 일부 오프라인 영업점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전용 서비스도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본격 도입되면 PB가 증권사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시선으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게 되고, 효율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KB증권은 기대하고 있다.

차별화된 포트폴리오 구성 시스템이 다른 증권사와 차별화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KB증권 리서치센터 및 상품 기획·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IPS본부의 향후 시장 전망을 반영해 ‘살아 숨 쉬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펀드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이 포트폴리오에 담긴다.

투자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포트폴리오에 담기는 개별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사후관리 서비스를 도입한다. 주기적으로 자산 리밸런싱(재조정)을 함으로써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할 계획이다.

본격 상용화가 이뤄지면 고객의 편의성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고객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식, 채권, 대체투자 자산 등 각 자산을 진단할 수 있고, 개별 상품에 대한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제시된 전략에 따라 자신이 직접 모델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해는 쉽게, 서비스는 빠르게

고객이 WM 서비스를 받을 때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상품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금융투자상품의 안내자료가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이 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투자상품 안내자료를 간단하게 요약한 ‘카드형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자신의 보유자산과 상품 자료를 쉽게 확인하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상품 가입 및 업무 처리를 대화형 프로세스로 개편해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편의성도 높였다. 영업점에서 상담하고 온라인에서 추가 상담을 받는 경우에도 같은 상담을 두 번씩 받지 않도록 통합 채널을 도입했다.

디지털 창구도 고객 중심 PI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KB증권은 모든 영업점의 업무 처리를 종이서식에서 전자서식으로 전환했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해 태블릿을 통해 전자서식을 작성하면 전산에서 신청 항목과 기재 필요사항 등 일부 데이터를 연동한다.

고객이 일일이 모든 항목을 기재하지 않아도 돼 작성시간이 단축된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또 신분증 스캐너 등 디지털 스캐너 3종을 도입해 신분증, 서명 및 인감, 기타 징수서류 등 고객이 제시하는 증빙자료에 대해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