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발표하면서 건설주가 요동쳤다. 정책 발표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지만 여전히 혼돈스럽다는 분위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당분간 건설주 주가를 짓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발표한 날…건설株는 반등
불확실성 해소되나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건설업종지수는 5.42포인트(1.03%) 오른 532.27을 나타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분양가상한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종목으로 꼽히는 HDC현대산업개발은 300원(0.85%) 떨어진 3만5100원을 기록했다. HDC산업개발은 오전 11시 정부 발표 전후로 장중 3만7600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분양가상한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삼성물산(4.22%), 현대건설(3.12%), GS건설(1.84%), 태영건설(1.87%) 등 대부분의 주요 건설주들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토부는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넘는 지역으로 한정하던 분양가상한제 지정 요건을 확대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역을 비롯해 전국 31곳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정 ‘후보’가 됐다. 구체적인 지역은 국토부 산하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심위)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국토부 발표 후 지난 7월 내내 ‘분양가상한제 공포’에 휘말렸던 건설주들은 ‘맞을 매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선 정부 발표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당초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던 대로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제한적인 점도 이 같은 기대를 키웠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발표로 그동안 건설주를 짓눌렀던 불확실성은 해소되는 모양새”라며 “분양이 더 늘지는 않지만 지금 반영된 우려보다 더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지역 적용을 주심위에서 정하는 만큼 당분간 불안 요인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불확실성의 가장 큰 문제는 적용지역이 어디까지냐였는데 주심위 결정에 따라 언제든 지역이 확대될 수 있는 것”이라며 “완전한 불확실성 해소라고 보기 어렵다는 전망 때문에 오후에 일부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매력 높아져”

분양가상한제 공포로 주가가 급락해 있어 건설주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은 커졌다. 건설주들이 6월 이후로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우건설 등 주요 건설주들 PBR은 0.7배 수준이다. 모두 올 1분기 0.9배 수준에서 거래됐던 건설주들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12개월 선행 PBR은 0.6배 수준으로 역사적 저점이다.

박 연구원은 “주요 건설주들의 12개월 선행 PBR은 0.6배까지 내려간 수준이고 현재는 0.6배에서 0.7배를 오가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에 따라 0.8배까지는 주가가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연구원도 “현재까지 낙폭이 컸던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GS건설 등의 건설주를 적극 매수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