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창사 첫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유통업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한때 과당경쟁의 상징이었던 편의점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라는 메가 트렌드 변화에 맞춰 발빠른 대응에 성공했고, 내년 최저임금 증가폭이 크지 않은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황' 녹록지 않은데…편의점株 '선방' 이유 있었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GS리테일은 3만9400원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5.63% 상승했다. 지난 5월 31일 3만4000원에 ‘바닥’을 찍고 오름세로 돌아선 GS리테일은 이후 3개월여간 꾸준한 상승궤적을 그리고 있다. BGF리테일의 12일 종가는 20만8000원으로 이달 들어 1.71% 올랐다. 기관투자가들은 하반기 들어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을 각각 87억원, 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편의점은 2분기에 뚜렷한 실적개선 추세를 보였다.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1%, 8.2% 증가한 770억원과 6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망도 밝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해 21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뒤 내년엔 그 규모가 24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BGF리테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로는 2010억원(2019년)과 2210억원(2020년)을 제시했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마진이 많이 남는 즉석조리식품, 가정간편식 등의 판매 비중이 커진 게 편의점 실적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튀김기, 커피머신, 조리제품생산시설(CK)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점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 물류센터를 구축해 효율을 높인 점, 은행·빨래방 등과 편의점을 결합한 복합점포를 늘리고 있는 것도 실적개선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9%에 그친 것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점포당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만 증가해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며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지난 5월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