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방어주인 통신과 전력·에너지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통신주는 이달 급락장에서 비교적 견고하게 버티고 있지만 전력·에너지주는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통신주는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가 큰 반면 유틸리티 업종은 정부의 가격 통제 등 정책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텔레콤은 3000원(1.21%) 내린 24만45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말(24만8500원)보다 1.61% 떨어졌다. 같은 기간 KT는 1.62%, LG유플러스는 1.54% 하락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5.67% 내린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통신주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덜 타고, 은행 예금보다 높은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도 통신주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줄었지만 3분기엔 8.0%, 4분기에는 37.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는 경기방어주로서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달 6.67%, 한국전력은 5.38%, 한전KPS는 4.39% 하락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이 어두운 탓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정부의 전기요금 인하 정책으로 실적 개선이 더딜 것”이라며 “정부의 가격 통제 정책이 전력·에너지기업의 위험 요인으로 계속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 전망도 통신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4.1%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4.0%와 3.2%에 이른다.

전력·에너지주 배당수익률은 한전KPS(5.1%) 한국가스공사(3.5%) 한국전력(0.1%) 순이지만 복병이 많다.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이 계속 달러당 1200원을 넘으면 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비용이 늘어 연말 배당이 작년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양병훈/임근호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