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멕시코 현지에서 페소화 채권을 발행했다고 2일 발표했다. 공적 수출신용기관으로서는 세계 첫 발행이다.

발행금액은 70억페소(약 4400억원)로 만기는 7년이다. 발행금리는 연 7.93%다. 현지 기관투자가들이 우량 채권을 매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문을 낸 덕분에 당초 예상한 것보다 0.1%포인트 넘게 이자를 아꼈다. 수은의 글로벌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로 한국 정부와 같다.

멕시코 금융당국은 그동안 해외 중앙정부나 국제개발은행에만 현지 채권 발행을 허용했다. 이번 발행은 멕시코 정부가 공적 수출신용기관(ECA: export credit agency)에 현지 통화로 채권 발행을 허용한 첫 사례다.

수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확실한 가운데 틈새시장인 중남미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 수요를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멕시코 정부보다 신용도가 우량하면서도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이란 점에 매력을 느낀 현지 기관이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에 수출입과 해외투자 관련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은은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통화로 채권을 찍으면서 자금 조달원을 다변화해왔다. 멕시코 기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현지 투자설명회(IR)도 개최했다. 발행 주관사는 모건스탠리와 HSBC다. 조달한 자금은 첨단소재,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 혁신 성장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