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지금처럼 휴전 상태에서 장기화될 경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연 6.2% 수준에서 연착륙하고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위안선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하반기에 2780~3280포인트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투자 전략으로는 규제 완화 수혜가 기대되는 부동산이나 은행 관련주 등이 유망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나금융투자는 3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해외주식 투자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하반기 중국 시장 전망과 유망 종목 등을 발표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핵심 변수인 미·중 무역분쟁은 현 단계(2500억달러 품목 관세 유지 및 나머지 3200억달러 부과 유예)에서 장기전이 펼쳐질 확률이 약 70%”라며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각종 부양책과 통화 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사용 가능한 정책 수단으로는 △하반기 지급준비율 2~3회 인하 △감세 및 대규모 인프라 투자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꼽았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같은 정책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려왔던 중국 경제성장률이 연 6.2%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분기 연 6.8%였던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2분기 6.2%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 자본 이탈 등으로 평가절하 압력을 받고 있는 위안화는 연말까지 현 수준인 달러당 6.7~6.9위안을 사수할 있다는 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중국 증시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크다는 게 하나금융투자 측 주장이다. 김 수석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인) 중국 A주에 속한 내수기업의 이익비중이 82%, 시가총액 비중이 69%에 달하는 자급자족형 증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수·금융 업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실적개선에 기반한 2차 랠리가 재개될 것이고 전망했다. 주택 판매와 소비 등 내수 관련 지표가 최근 3년 내 저점에 와 있고 물가, 재고 등도 2년 내 저점이어서 하반기 중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내수·금융업종이 이끄는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경우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고 3280포인트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2~2014년 불황기에 형성됐던 저점(2780포인트) 이하로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망 업종으로는 은행과 부동산 등을 선정했다. 경기가 정점에 올랐던 2012년 이후 정부의 규제 강화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현재 과도한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논리에서다. 대형 소비주는 단기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소비업종 및 외국인 보유 상위 30개 대형주의 실적 대비 주가가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인프라 투자 확대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부동산 관련주의 비중을 확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