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과 같은 장세에 투자자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30일 “증시가 전날의 충격에선 벗어났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안전자산 투자를 권하며 “변동성이 낮고 꾸준한 수익을 주는 배당주 등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2000은 단단한 바닥…배당주 투자에 집중해야"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기업 실적이 둔화하는 가운데 외부 악재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과의 분쟁이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경제성장률(GDP)이 예상치를 웃돌아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 기대까지 꺾이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내년까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지수는 3~4분기 조정을 받아 18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반등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증시가 조정을 받았지만, 실적전망치가 급격하게 낮아져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1배에 가까워졌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SK하이닉스는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두 기업의 밸류에이션 리스크(위험)가 코스피 전체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PER은 각각 12.5배, 14.2배다.

그나마 코스피지수가 2000 전후로 ‘바닥’을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것은 위안거리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지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박기현 센터장도 “지난해 4분기 이후 하락장에서도 코스피는 1985선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 금, 채권, 달러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릴 것을 권했다. 배당주도 대안으로 꼽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