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 액티브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 ETF가 순자산 1조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국내에 상장된 435개 ETF 가운데 ‘순자산 1조 클럽’에 가입한 펀드는 총 8개가 됐다.

KODEX채권액티브 ETF 1兆 돌파
삼성자산운용은 KODEX종합채권액티브 ETF의 순자산이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1조30억원을 나타냈다고 29일 발표했다. KODEX종합채권액티브 ETF는 국공채와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 등 국내 우량 채권에 투자하는 액티브 채권형 ETF다. 기본적으론 KAP한국종합채권지수(AA- 이상)를 좇아 수익률이 결정되면서 펀드매니저 재량으로 이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시 초기인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던 액티브 채권형 ETF는 올 들어 금리 하락 추세에 힘입어 ‘화려한 백조’로 변신했다. 삼성KODEX종합채권액티브 ET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02%로 일반 채권형 ETF(1.66%)의 두 배를 웃돈다.

KODEX채권액티브 ETF 1兆 돌파
이에 힘입어 올 들어 4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2017년 6월 상장 이후 2년여 만에 순자산 1조원을 달성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단기채 중심의 기존 채권형 ETF 상품보다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을 길게 운용하고 있는 데다 국채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우량 회사채에도 골고루 분산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의 듀레이션이 길수록 금리 하락에 따른 가격 상승 폭이 커진다.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는 데다 각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채권시장의 강세와 채권형 ETF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성장률 둔화 리스크(위험)와 이에 따른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시장의 채권 매수 심리를 꾸준히 자극할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하락 흐름을 되돌릴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종합채권액티브 ETF의 약진으로 ‘ETF 명가’로서의 지위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순자산 1조원이 넘는 8개 펀드 가운데 6개를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다.

국내 대표 ETF인 ‘KODEX200’ ETF는 6조원이 넘는 순자산으로 경쟁 상품인 ‘TIGER200’(2조7725억원)이나 ‘KBSTAR200’(1조1263억원) 등보다 한참 앞서 있다. 최진범 삼성자산운용 SA운용팀장은 “그동안 채권 및 ETF 시장에서 쌓아온 운용 역량을 결집해 KODEX종합채권액티브 ETF를 ‘채권시장의 KODEX200’ ETF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