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부진 우려에 국내 조선주가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모회사)은 6000원(5.53%) 내린 10만2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중공업(-5.52%), 대우조선해양(-4.58%), 현대미포조선(-5.28%) 등도 급락했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올 상반기 104억9655만달러(약 12조4000억원)어치 선박을 수출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16.2% 늘어난 금액이다. 반도체(-22.5%), 화학(-12.3%), 정유(-12.3%), 철강(-5.9%) 등의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선방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주가는 올 들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0.23%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14.49%), 현대미포조선(-26.75%) 등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2.97% 하락에 그쳤지만 이는 다른 조선주보다 지난해 반등폭이 작았기 때문이다.

원인은 수주 부진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14억6000만달러(12척)로 연간 수주 목표인 80억2000만달러의 18.2%에 그쳤다”고 말했다.

관세청이 집계하는 수출은 선박이 완성돼 인도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올해 수출로 잡히는 선박은 2017년 수주한 선박이다. 정 연구원은 “2017년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난 것이 지금 수출 호조로 나타나고 있다”며 “하지만 올 상반기 수주 부진이 다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국조선해양은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여러 LNG선 수주 기회가 남아 있어 수주 목표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 24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올해 수주가 지난해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겨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