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총 1조원을 출자할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4000억원은 디스트레스드(부실) 자산, 특수 상황 등에 투자하는 펀드에 출자한다. 그동안 대형 연기금이 꺼리던 구조조정 투자에 국민연금이 참여하면서 자본시장 주도의 구조조정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대체투자 위탁운용사로 미드캡(중형) 네 곳, 스페셜시추에이션앤드디스트레스드(SS&D) 세 곳 등 총 7개 기관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국민연금은 서류 심사를 통해 이달 초 예비후보를 추렸고, 이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사와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했다.

총 6000억원을 출자하는 미드캡 부문에서는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SG PE), VIG파트너스(출자 규모 각 1660억원),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1000억원)가 선정됐다. 미드캡 운용사는 중견기업이나 성장단계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대기업의 선제적 구조조정이나 재무구조 개선, 한계기업 등에 투자하는 SS&D 부문엔 나우IB캐피탈-KB증권, 오퍼스PE-NH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이 각각 선정됐다. 유진자산운용을 제외한 2개 운용사는 한국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와 매칭할 전망이다. 총 4000억원이 배정된 SS&D 부문은 펀드별로 500억~1500억원씩 출자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설 때 국민연금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코퍼레이트파트너십 펀드와 특정 업종에 투자하는 섹터 부문의 경우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수시로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은 “앞으로도 국민연금 기금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대체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