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업체인 테크윙이 최근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을 발표했음에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의 투자 수요가 몰려 주목받고 있다. 파생상품 손실보다 회사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시장이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크윙, 파생상품 96억 손실에도 기관·外人 '사자'…성장성에 베팅
23일 코스닥시장에서 테크윙은 200원(1.90%) 오른 1만75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관투자가가 몰리면서 장중 1만1250원(6.64%)까지 올랐다가 개인 매도세에 상승폭이 줄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규모 파생상품 거래 손실 발표에도 투자심리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9일 장 마감 후 테크윙은 통화선도 및 선물거래, 이자율 스와프거래 등으로 96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헤지 목적으로 체결한 파생상품이 환율 상승으로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테크윙은 환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 방지와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해 달러 선물을 매도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 가까이로 치솟으면서 평가손실이 많이 발생했다.

이 같은 결과에도 투자자들은 주력 제품인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 회사가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2분기 매출(562억원)과 영업이익(97억원)은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17.5%, 61.2% 늘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마이크론의 장비 투자가 계속되면서 메모리 테스트 핸들러 매출이 1분기보다 85.7%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외관 검사장비를 만드는 자회사 이엔씨테크놀로지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선 점도 기대 요인이다. 이엔씨테크놀로지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377% 급증했다. 한 증권사 중소형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파생상품 손실은 대부분 평가손실이어서 환율이 다시 떨어지면 손실을 만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