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22일 오후 4시10분

[마켓인사이트] BBQ 2대주주에 토종 PEF 큐캐피탈…제너시스·윤홍근 회장 지분 30% 600억에 인수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BQ가 토종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를 2대 주주로 맞았다. 큐캐피탈은 BBQ의 모회사인 제너시스가 BBQ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교환사채(EB)도 사들였다. 경영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EB가 보통주로 전환돼 BBQ의 최대주주가 큐캐피탈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큐캐피탈은 최근 KB증권과 함께 제너시스와 윤홍근 회장이 보유한 BBQ 지분 중 30%를 600억원에 인수했다. 큐캐피탈은 동시에 BBQ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너시스 EB도 600억원어치 매입했다. E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큐캐피탈의 BBQ 지분율은 50%를 넘어서 최대주주가 된다.

당초 BBQ 지분은 제너시스가 84.48%, 윤 회장이 15.52% 보유하고 있었다. 제너시스BBQ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제너시스 지분은 윤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100% 갖고 있다.

BBQ는 매장 수 기준으로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다. 국내 매장만 1600개가 넘는다. 지난해 매출 2300억원에 영업이익 182억원을 올렸다. 차입금이 한 푼도 없는 우량회사다.

하지만 모회사인 제너시스는 사정이 다르다. 제너시스는 해외 사업과 계열사 확장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아 2014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왔다. 2016년부터는 부채가 자본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마켓인사이트] BBQ 2대주주에 토종 PEF 큐캐피탈…제너시스·윤홍근 회장 지분 30% 600억에 인수
제너시스는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2016년 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EB를 발행해 600억원을 조달했다. 연간 보장 수익률이 10%가 넘었다.

이번 큐캐피탈 투자 유치는 이를 상환해 금융 비용을 낮추는 한편 BBQ 지분을 매각한 돈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 거래로 제너시스는 완전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신규 자금 조달로 급한 불은 껐지만 적자 계열사 추가 정리 등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너시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사업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고 적자 계열사 정리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큐캐피탈은 최근 3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성장지원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600억원은 펀드 자금으로 넣었고, 나머지 600억원은 KB증권이 인수금융 형태로 지원했다. 이번에 제너시스가 발행한 EB의 만기는 3년이다. 제너시스는 3년 후 BBQ 지분을 되사올 콜옵션(미리 정한 행사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권리)을 가졌다.

EB 상환과 콜옵션 행사를 하지 못할 경우 큐캐피탈이 EB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구조다. 투자 기간 동안 주주 간 계약에 명시된 조건을 맞추지 못할 경우에도 EB가 보통주로 전환된다.

큐캐피탈을 재무적투자자로 맞이한 건 BBQ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BBQ는 매년 꾸준하게 이익을 내고 있지만 모회사와 관계사를 지원하느라 충분한 투자는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가 경영에 참여한 이상 이 같은 계열사 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제너시스BBQ그룹은 모회사의 실적 부진과 갑질 논란 등으로 잡음이 많았다”며 “이번 투자가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