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북미펀드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이 가운데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로 높은 프리미엄을 적용받는 성장주 투자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수년간 연 20% 안팎의 고수익을 꾸준히 올린 데다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 중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아마존 등 친숙한 글로벌 기업이 많아 투자자들이 비교적 편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48개 북미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AB미국그로스’ 펀드(16일 기준 설정액 5586억원)는 올 들어 설정액이 25.3%(1128억원) 증가했다. 이 펀드는 알파벳(6월 1일 기준 투자 비중 8.4%), 페이스북(7.8%), 비자(5.2%), 유나이티드헬스케어그룹(4.3%), 바이오젠(4.2%) 등 정보기술(IT) 핀테크(금융기술) 바이오 업종 내 성장주에 투자한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출렁거린 와중에도 꾸준하게 고수익을 낸 게 입소문을 탔다는 평가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24.46%로, 북미펀드 평균(22.96%)을 앞선다. 최근 3년 및 5년 수익률은 각각 58.88%, 92.07%로, 연평균 수익률은 19.62%, 18.41%에 달한다.

연초 이후 수익률 5위 이내의 북미펀드 중 4개는 성장주 펀드다. ‘한화ARIRANG미국나스닥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가 39.04%의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 세계 주식시장에 골고루 분산 투자해 글로벌펀드로 분류되는 상품 중에서도 미국 성장주 편입 비중이 높은 상품의 성과가 좋았다. 비자(3.6%), 알파벳(3.3%), 아마존(3.2%) 등을 담은 ‘이스트스프링글로벌리더스자’는 수익률이 63.54%에 달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선 북미 성장주펀드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등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성장주에 투자하는 ‘삼성미국그로스’ 펀드를 17일 선보였다.

이 펀드는 미국 티로프라이스자산운용의 ‘미국 대형 성장주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이다. 2016년 6월 이후 5년 수익률이 98.40%로, 연평균 수익률은 19.68%다. 1937년 설립된 티로프라이스는 주식, 채권, 멀티에셋 등을 운용하는 종합운용사로 운용자산은 약 1230조원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