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판 가스를 원료로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는 효성화학이 화학업종 담당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 2~3년간 이익이 급증해 시가총액이 지금의 두 배인 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高성장 열차' 탄 효성화학…"시가총액 1조원대 잠재력"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효성화학은 1000원(0.62%) 내린 16만15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효성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화학 부문이 갈라져 나와 생긴 회사다. 올 들어 13.73%, 지난해 7월 상장 이후 40.43%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효성화학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본총계)이 18~19%에 이르는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미래 순이익)은 6.1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조적으로 고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긍정론의 근거로 지목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효성화학 영업이익은 2021년에 2900억원 수준으로 작년(650억원)의 네 배가량으로 늘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시가총액 1조원에 이를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효성화학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152억원이다.

효성화학은 테레프탈산(TPA), 나일론 필름, 폴리에스테르(PET) 필름, 삼불화질소(NF3) 등을 생산한다. 주력은 PP다. PP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드는데, 효성화학은 프로판 가스에서 프로필렌을 추출하고 있다.

프로판값이 나프타보다 싸기 때문에 나프타분해시설(NCC)에서 프로필렌을 추출하는 다른 화학업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액화석유가스(LPG) 수출을 늘리면서 글로벌 LPG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며 “프로판을 원료로 쓰는 효성화학의 이익증가폭이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프로판 가격이 t당 100달러 낮아지면 효성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7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1조4000억여원을 들여 짓는 베트남 화학공장도 성장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연간 60만t의 PP를 생산하는 설비다. 60만t 규모의 프로판탈수소공장(PDH)도 같이 지어진다. PDH는 프로판에서 프로필렌을 제조하는 설비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플라스틱 수요가 급증하는 동남아 시장에 낮은 비용으로 PP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며 “2021년부터 증설 효과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투자로 총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서고, 부채 비율이 346.4%에 이른 점은 부담이다. 이에 대해 박준형 효성화학 사장은 지난 9일 기업설명회에서 “베트남 공장 수익률이 높아 공장 가동 후 5년 안에 차입금의 대부분을 갚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사장은 12일과 15일 효성화학 주식 900주(1억4879만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16만5318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은 섬유사업이 주력인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