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인 카페24는 ‘테슬라 요건 상장(적자기업 상장특례) 1호’ 기업이다. 수년간 적자를 냈지만, 성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테슬라 상장 1호 걸맞게…카페24, 올해 30% 성장 자신"
첫 사례였던 만큼 투자자의 이목이 쏠렸다. 상장 당일 공모가(5만7000원)보다 48.59% 오른 8만4700원에 거래를 마친 카페24는 지난해 7월 한때 20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2조원에 육박했다.

그러나 정점을 찍은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탔다. 지난 5월에는 상장 이후 최저가인 5만56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카페24의 성장성에 의문을 품는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와 1회성 비용 등의 요인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19억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매출 증가폭은 더 커졌다”며 “고객층이 꾸준히 넓어지고 있는 만큼 여전히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상장 1호 걸맞게…카페24, 올해 30% 성장 자신"
해외 진출로 성장 가속화

카페24는 온라인 쇼핑몰 구축에 필요한 솔루션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한다. 쇼핑몰 시장이 성장하면 함께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카페24는 전문 쇼핑몰 계정을 약 160만 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8조원에 달한다. 전체 온라인 쇼핑시장(82조8000억원 규모)에서 9.6%를 차지했다.

이 대표는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6% 증가했다”며 “쇼핑몰 사업자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원하는 대기업과의 협업이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영과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등이 카페24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카페24는 해외 쇼핑몰 운영을 위해 영어와 일본, 중국어 등 총 8개 언어를 지원한다. 업계 최초로 베트남어 지원도 시작했다. 이르면 올해 말부터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진출한 일본 사업이 곧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지난해 상장 이후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일본 5대 패션그룹으로 통하는 TSI홀딩스가 카페24의 플랫폼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다른 일본 기업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만 1200여 개 달하는 TSI홀딩스는 질스튜어트 등 45개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연 매출 1조60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카페24와 TSI홀딩스는 한국의 K패션을 일본에 소개하는 온라인 직구(직접구매) 쇼핑몰을 다음달 열 계획이다.

"테슬라 상장 1호 걸맞게…카페24, 올해 30% 성장 자신"
자사주 매입에 나선 창업자들

최근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에 대해 이 대표는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투자자와의 소통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가가 부진에 빠지자 이 대표를 포함한 공동 창업자들은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달 2만3241주(16억원 규모)를 매입해 지분이 7.3%에서 7.5%로 늘었다. 우창균 이사(2만3110주)와 이창훈 이사(2만3213주)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포스텍 동문인 세 사람은 1999년 카페24를 공동 창업한 뒤 20년째 회사 경영을 함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외부 우려와는 달리 성장성에 대한 임직원의 믿음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투자자와의 소통을 위한 기업설명회(IR) 등도 꾸준히 열 계획이다. 최근 주가 부진은 성장성에 대한 회사와 투자자들 간 시각차가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한때 36%에 달한 외국인 투자 비중은 최근 2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 대표는 “고객이 상상하는 비즈니스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카페24의 플랫폼은 20년 동안 진화해왔다”며 “장기적인 비전을 투자자와 공유하는 기회를 늘려가겠다”고 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