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고 줄일 기회될 것"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등
日 소재업체들은 일제히 약세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안을 내놓은 뒤 지난 2주간 되레 일본 관련 기업 주가가 더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반도체 관련주는 대부분 예상 밖의 강한 반등을 보인 반면 한국 수출길이 막힌 일본 소재업체 주가는 급락했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일본이 이달 초 반도체와 TV·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반도체 생산 등의 타격 우려가 국내 증시에 곧바로 반영됐다. 하지만 관련 기업 주가는 이내 반등세로 돌아서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日 보복' 2주…韓 반도체株보다 日 소재주 더 큰 타격

SK하이닉스(77,400 -4.44%) 주가는 이달 초 대비 7.5% 올랐다. 수출 규제 발표 직후 하락했지만 이달 9일부터 강한 반등세로 돌아서 최근 4거래일 동안 10%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49,900 -1.19%)도 월초 대비 약보합이지만 최근 나흘간 5% 가까이 상승했다. 외국인은 최근 2주간 두 종목에서만 900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시장 전체 순매수액(7045억원)을 웃돈 규모다. 이번 사태가 반도체 감산으로 이어져 재고 축소 기회가 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한국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 업황 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은 너무 많은 재고였다”며 “단기적으로 일부 감산이 반도체 가격에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외국인 매수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소재·장비주의 주가도 뛰었다. 이달 들어 후성(불산 제조)과 동진쎄미켐(17,050 -2.29%)(포토레지스트) 주가는 각각25.0%, 34.8% 급등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 등이 일본 기업의 위협을 현실로 느끼고 국내 반도체 소재업체 체력을 높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은 수출 감소를 우려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칭가스 제조업체인 스텔라케미파는 이달 들어 주가가 4.6% 떨어졌다. 포토레지스트 관련 화학업체인 JSR과 신에쓰화학공업도 각각 3.4%, 2.9%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일본의 무역보복이 장기화하면 국내 반도체업계가 받을 타격이 불가피해 중장기 주가는 부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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