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40)
달러야, 약해져라

좋은 일이 별로 없는 증시에 꼭 필요한 게 한 가지 있다고 강조한 적이 있다. 바로 달러 약세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혹시나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 아닌가 걱정을 했다. 다행히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미국 의회 증언을 통해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파월 의장은 “전 세계적으로 제조, 무역, 투자 등이 부진하다”며 “미국 경제는 소비는 양호하지만 설비 투자는 둔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제 악화로 기업 투자는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업률이 낮은 것에 비해 임금 상승이 동반되고 있지 않아 고용시장이 과열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했다.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을 이끌어내는 데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비둘기적 색채가 강했다는 해석이 많다. 그러나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정도였다는 생각이 든다.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에 힘이 실린다. 정부의 재정확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Fed뿐 아니라 정부 노력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밝혔다.

파월은 ‘주변국 경제가 좋지 않은 것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결국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의 목적은 예방적인 차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금리 인하의 강도는 어떻게 될까.

1990년 이후로 금리 인하 사이클은 네 차례가 있었다. 이 중 두 차례는 1995년의 멕시코 외환위기, 1998년의 아시아 외환위기 등 외부적 요인이 미국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한 예방적인 차원의 금리 인하였다.

나머지 두 차례는 2001년의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와 2007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미국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해 이뤄졌다. 앞의 두 차례보다 뒤의 두 차례가 금리 인하 폭이 훨씬 컸다.

지금은 어떠한가. 글로벌 경기의 우려가 미국 경기에 미칠 영향을 대비한 예방적 차원의 금리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금리 인하도 작은 폭으로 짧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결과는 빠르게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증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달러약세도 생각보다 쉽게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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