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흥행과 환율 효과 등으로 현대자동차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을 것이란 추정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회복하는 것은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도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은 수익성(영업이익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현대車, 7분기 만에 '영업익 1兆 클럽' 예고
영업益 컨센서스 1조1440억원

현대차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원(1.46%) 오른 1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가 1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1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차 효과와 긍정적인 환율 여건이 이어지면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전보다 15.2% 상향 조정됐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팰리세이드에 이어 쏘나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미국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2분기 판매량(6368대)이 119.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6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오르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현대차의 2분기 약진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침체 속에서 이뤄졌다. 대신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4억2900만유로(약 5조8620억원)로 전년 동기 실적과 같은 수준이다.

도요타(-0.2%)와 다임러(-7.7%)는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 선제적 구조조정을 벌인 포드(85.0%)와 제너럴모터스(GM·36.9%)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약점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률 추정치는 4.3%로 도요타(9.2%)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폭스바겐(7.1%)과 다임러(6.8%), GM(6.4%) 등도 6%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쏟아지는 신차

증권업계는 중국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중국 내 부진은 공정 구조조정과 신차 투입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팰리세이드와 쏘나타를 이을 신차 라인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미국에서 팰리세이드 판매가 본격화되고 4분기부터 쏘나타 미국 판매도 시작한다”며 “상반기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신차 효과가 북미 지역까지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하반기에 베뉴, GV80 등 다양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 SUV 중 가장 작은 모델인 베뉴를 통해 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4분기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인 GV80을 내놓는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재고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원가 부담까지 줄여가고 있다”며 “신차 출시를 통한 장기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