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투자회사들이 미국 중앙은행(Fed)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증시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금리인하 폭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증시가 크게 조정받을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Fed가 앞으로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하더라도 S&P500지수는 연말까지 지금(9일 마감지수 2979.63)보다 0.68% 높은 3000선에 도달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시장에서 Fed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단행되더라도 지수가 대폭 오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타협에 이른다면 증시가 크게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이른 시일 내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금리 인하 수준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미국 증시가 10~15% 조정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조 지들 블랙스톤 투자전략가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로 올 상반기 S&P500지수는 199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며 “시장 기대와 달리 금리 인하가 한 번에 그친다면 주가는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가가 조정받더라도 최근 121개월간 지속된 경기확장 추세가 끝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며 “조정 국면에서 기술주와 산업주, 에너지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오는 30~31일 열린다.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로 미 증시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화 주식 매수금액은 96억500만달러(약 11조1000억원)로 작년 하반기(74억1000만달러)보다 29.6% 증가했다. 이 중에서 미국 주식금액이 68억6000만달러(71.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