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 10일 오후 4시10분

웅진코웨이 인수전이 GS, 신세계 등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간 경쟁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마켓인사이트] 웅진코웨이 재매각 본격 시동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과 매각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GS, 신세계 등을 비롯해 글로벌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 등 15곳 안팎의 잠재적 인수후보들에 웅진코웨이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과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기업의 상세 정보를 담은 IM을 받아 갔다는 것은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진지하게 드러낸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한다. 국내 몇몇 대기업과 중국 등 해외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잠재 인수후보군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웅진그룹은 2013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내 1위 렌털업체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후 6년여 만인 지난 3월 다시 경영권을 사들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리한 차입으로 그룹 재무구조가 흔들리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거래 대상은 웅진코웨이 지분 25.08%다.

국내 대기업들은 렌털사업에 새로 진출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웅진코웨이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웅진렌탈까지 인수하며 국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렌털시장에서 점유율 35%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렌털 계정은 국내에서만 600만 개, 해외를 합치면 700만 개에 달한다. 2위권 업체인 SK매직, LG와는 4~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국내외 2만여 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조직(코디)을 확보하고 있어, 이를 발판 삼아 추가적인 사업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렌털업 특성상 신용도가 높은 국내 대기업이 인수할 경우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특히 홈쇼핑이나 백화점, 인터넷쇼핑몰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GS, 신세계 등이 새로운 주인이 되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PEF들은 웅진코웨이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웅진코웨이는 해마다 2조원 이상의 매출과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2조3954억원에 영업이익 4772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782억원에 달했다. PEF가 인수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장내 매집을 통해 지분율을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렌털업체인 데다 과거 웅진그룹이 보유했던 우선매수권 등이 사라진 상태라 거래에 걸림돌도 없다”며 “대기업과 글로벌 PEF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 구도는 형성됐다”고 말했다.

매각 측은 오는 28일께 예비입찰을 할 예정이다. 입찰 제안서를 바탕으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추린 뒤 9월께 본입찰을 진행해 연내 거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동훈/정영효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