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엑소더스' 누가 수혜주가 될 것인가
중국 내 생산시설이 다른 국가로 빠져나가는 현상, 일명 ‘차이나 엑소더스’가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축소했으며, 애플 역시 중국 내 일부 생산시설을 동남아시아 등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이 이런 흐름에 영향을 줬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 등이 올라 생산기지로서 중국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20여 년간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누려온 지위를 상실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 같은 외국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토종 기업들 역시 ‘탈(脫)중국’을 실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중국을 벗어나서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동남아시아다.

태국 투자청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신청 금액은 253% 증가한 27억달러를 나타냈다. 중국 대만 기업의 투자 금액이 전년 대비 200% 증가했다. 베트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요 투자국이 한국과 일본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까지 누적 투자액 기준으로 중국이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중국의 베트남 투자가 가시화되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의 생산시설이 인건비가 저렴하고 지리적으로 근접한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기존에 중국을 위주로 짜인 글로벌 공급망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이미 차이나 엑소더스의 수혜를 보고 있다. 동남아시아에는 한국 주식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공장 부지 등 산업단지를 개발해서 분양하는 산업단지 디벨로퍼다.

태국의 WHA CORP는 물류 관련 시설 개발에 강점을 보이는 디벨로퍼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태국으로 공장을 이전함에 따라 수혜를 보고 있다. 베트남에도 부지를 갖고 있어 베트남 경제 성장의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태국에 진출하면서 이 회사와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 역시 FDI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과거 인프라 및 외국인 투자 관련 우대 정책이 부족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FDI 성공 사례를 보면서 20여 년간 100%까지도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의 푸렐트라 레스타리는 수도 자카르타에서 40㎞ 떨어진 치카랑 지역에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디벨로퍼다. 이곳은 현대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공장 후보 부지로 거론되고 있다.

한 국가의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생산설비가 다른 나라로 옮겨 가는 현상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필연적이다.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트렌드이며, 그 종착지에 있는 동남아시아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