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지수 혼합한 DLS…세전수익률 年 10%대
원유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졌다고 판단한 투자자가 늘면서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부텍사스원유(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금액은 3000억원에 육박했다. 월 발행량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많은 발행 규모다.

최근 원유와 지수로 기초자산을 구성한 하이브리드 DLS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이브리드 DLS는 지수만으로 구성한 주가연계증권(ELS)보다 2%포인트 이상, 유가만으로 구성한 DLS에 비해선 1%포인트 이상 기대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기초자산 간 상관관계가 낮은 덕분이다.

삼성증권이 이번에 모집하는 하이브리드 DLS는 WTI와 홍콩H지수, 브렌트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3년 만기인 투자 기간에 최초 기준가의 50% 미만으로 지수가 하락하지 않으면 세전 연 10%대의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스텝다운 구조로 6개월마다 조기 상환 기회가 주어진다. 기준가의 90% 이상(6·12개월), 85% 이상(18개월), 80% 이상(24개월), 75% 이상(30개월)이면 조기 상환된다. 투자 기간 중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있어도 3년 만기 시점에 모든 기초자산이 70% 이상이면 세전 총 30%대의 수익을 지급한다.

지난해 10월 배럴당 76.41달러를 기록했던 국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된 데다 DLS의 원금 손실 구간이 발행 시점 유가의 50% 수준임을 고려할 때 원금 손실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원유는 모든 산업에서 기초자산으로 쓰이면서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정책과 셰일오일 생산량 조정으로 옛날처럼 유가가 급락할 위험은 낮은 상황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유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추가 하락을 막는다”며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작아져 지수형 ELS에 원유를 결합한 DLS 상품에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