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토·블랭크·하이퍼커넥트…'상장사 창업주'에 도전하는 30대 기업가들
30대 창업자들이 잇따라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이끄는 젊은 기업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올해 37세인 이정수 대표가 창업한 언어 빅데이터 기업인 플리토는 상장을 앞두고 벌인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회사 설립 3년 만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도약을 노리는 블랭크코퍼레이션의 남대광 대표 등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청년 기업가 성공 신화에 도전한다.

이정수 대표가 대기업을 퇴사하고 2012년 30세의 나이에 창업한 플리토는 오는 17일 코스닥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참신한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에 코스닥 상장 문턱을 낮춰주는 제도인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업체다.

올 들어 상장 계획을 공식화한 스타트업 창업자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는 남대광 대표(34)다. 2016년 설립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면서 희망 기업 가치로 1조원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소셜미디어에서 영상 등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사업을 하고 있다. 발 각질을 제거하는 ‘악어발팩’과 ‘마약베개’ 등이 대표 상품이다.

국내 1위 요가복 브랜드 ‘젝시믹스’를 보유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CEO)는 1982년생인 이수연 대표다. 디자이너 출신으로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이 대표가 이끄는 이 회사는 201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셀라 레깅스’ 등 히트상품을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최근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를 창업한 김슬아 대표(36)는 스타트업 업계의 간판스타로 떠올랐다. 저녁에 주문한 식품을 다음날 아침 일찍 배송해주는 새벽배송을 내세운 마켓컬리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모바일 영상 통신 기술기업인 하이퍼커넥트와 미디어커머스 스타트업인 에이피알도 30대 창업주가 이끄는 업체다. 이들 역시 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상장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안상일 대표(38)가 이끄는 하이퍼커넥트는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올리는 스타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회사의 대표 사업인 모바일 영상통신 앱(응용프로그램) ‘아자르’는 전 세계에서 3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이주광 대표(32)와 김병훈 대표(31)가 창업한 회사다.

코넥스 상장사로, 앞으로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인 조명 전문기업 아이엘사이언스의 창업주 송성근 대표도 1985년생이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를 보유하고 있는 아이아이컴바인은 1980년생인 김한국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 회사도 상장 주관사를 정해놓고 있다.

30대 기업가들이 이끄는 스타트업이 속속 상장에 도전하는 배경에는 풍부한 투자자금과 청년들의 창업 열기, 상장 요건 완화라는 3박자가 있다. 한 투자회사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 인기 있는 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스타트업에는 투자하겠다는 회사들이 줄을 서고 있다”며 “러브콜이 너무 몰려서 투자 제안을 거절당하는 일도 다반사”라고 전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