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형 펀드인 ‘신한BNPPH2O글로벌본드’가 투자하는 해외 펀드의 현지 운용사가 펀드런(대량 환매)을 겪고 있다. 이 불똥이 신한BNPPH2O글로벌본드로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지난해 선보인 신한BNPPH2O글로벌본드가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 펀드의 운용사 영국 H2O자산운용에서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56억유로(약 7조4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H2O자산운용은 프랑스계 대형 운용사인 나티시스의 영국 자회사다. 36조원가량의 운용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BNPPH2O글로벌본드 펀드는 H2O자산운용의 ‘H2O멀티애그리게이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지난해 10월 첫선을 보인 이후 최근 설정액 4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번 펀드런 사태는 영국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H2O자산운용의 일부 펀드가 유동성이 떨어지는 ‘무등급 채권’에 투자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H2O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알레그로’ ‘멀티본즈’ ‘아다지오’ 등이 신용등급을 받지 않은 사채(私債)를 편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멀티애그리게이트 펀드에는 무등급 채권이 전혀 없음에도 환매가 일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BNPP자산운용 관계자는 “FT 보도 이후 자체 점검한 결과 멀티애그리게이트 펀드의 자산과 수익률 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환매 사태도 25일을 기점으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국내 펀드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