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이자율 낮고 부동산·주식은 불투명"

5000만~1억 이상 가진 개인
3년 이하 회사채에 주로 투자
해외채권에도 갈수록 돈 몰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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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자산가 A씨는 최근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지점에서 10억원어치 회사채를 샀다. 투자 당시 채권의 만기 수익률(3년 만기)은 연 3.5%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1~2%포인트가량 높았다. A씨는 “최근 경기침체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보다 채권에 돈을 묶어놓을 계획”이라며 “시장 금리가 낮아지는(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인 만큼 자본 차익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채권투자 올해 8조원 넘을 듯

채권에 몰리는 개인…"올 거래액 8兆 넘을 것"

채권 투자에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투자자가 거래한 국내 채권은 지난 24일 현재 4조1995억원에 달했다. 올 연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3년 전인 2016년 5조653억원에서 급증한 수치다.

해외 채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 증권사를 통한 개인의 해외 채권 거래액은 지난 5월 누적 기준 9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거래액(6965억원)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NH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에서도 올해 개인의 해외 채권 거래액이 전년보다 50~100%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광열 NH투자증권 크레딧팀장은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 등으로 주식 부동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피난처로 채권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투자 최소금액 수백만원대로

채권에 대한 개인의 접근성이 좋아진 점도 이 같은 인기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채권에 투자하려면 최소 10억원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수백만원으로 가능할 정도로 소액 채권도 많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채권 투자를 100만원 단위로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거래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1000만원 이상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미국 유럽 한국 등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점도 채권 투자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임보 대신증권 채권운용팀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침체를 우려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시장 금리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되면 액면 이자에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공채보다 금리 높은 회사채 인기

국공채보다 금리가 높은 회사채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24일까지 개인의 장외 회사채 총거래액은 1조9914억원이다. 개인 장외 채권 총거래액(4조1027원)의 48.5%를 차지했다.

채권은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가 천차만별이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채권은 연 2%대, 투자적격 등급의 마지노선인 ‘BBB’ 이상 채권은 연 3%대에서 금리가 형성되고 있다. BB+ 이하 회사채는 투기등급 채권으로 분류돼 금리가 급격히 높아진다.

지난 10일 발행된 동화기업 채권(400억원)은 ‘A-’ 등급을 부여받아 3년 만기로 연 2.32% 금리를 적용받았다. ‘BBB+’ 등급을 받은 AJ네트웍스 채권(260억원)은 지난달 29일 3년 만기, 연 3.50% 금리로 발행됐다. 반면 투기 등급인 아시아나항공 채권(300억원·BBB-)은 지난 1월 연 6.10% 금리에다 만기도 3년보다 짧은 1년6개월로 결정됐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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