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이 오너 일가의 승리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한진칼이 연일 하락하고 있다. 매각 가능성이 제기돼 형성됐던 경영권 프리미엄이 쪼그라들면서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진칼은 3200원(9.33%) 내린 3만11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1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행동주의 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장내에서 한진칼 주식을 사들이면서 기록한 최고치(4만6400원)에 비교하면 한 달여 만에 32.97% 하락했다. 한진칼은 델타항공이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21일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증권업계에선 “한진칼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승기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델타항공이 발표한 대로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린다면 조 회장 일가(28.93%)의 우호 지분은 38.93%에 달한다.

KCGI 지분(15.98%)의 두 배를 웃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일가를 지지한 7%의 일반 주주까지 고려한다면 우호 지분은 총 발행 주식 수의 45%까지도 가능하다”며 “KCGI의 추가 지분 확대는 사실상 효과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추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려온 KCGI가 한진칼 주식을 대거 매도할 리스크(위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업구조 개편도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호텔사업 매각, 항공 우주 사업부 기업공개(IPO) 등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