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에 발프로산 등 일부 항경련제(간질약)를 복용하면 결함아 출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건강보험 연구팀이 2011~2015년 임신한 188만6천825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임신 첫 2개월 사이의 10가지 항경련제 복용이 23종류의 선천성 기형과 연관이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의 CNN 뉴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임신 초기에 각종 항경련제를 복용한 여성은 8천794명이었다.

이 중 발프로산을 복용한 여성(10.4%)은 척추가 융합되지 않은 기형인 이분척추 (spina befida)아이 출산율이 0.66%로 항경련제를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0.03%보다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피라메이트를 복용한 여성(5.9%)은 입술 또는 입 천장이 제대로 닫히지 않은 구순·구개열(cleft lip) 아이 출산율이 0.60%로 일반 여성의 0.09%에 비해 7배 높았다.

또 다른 항경련제인 클로나제팜은 소두증(microcephaly) 아이 출산 위험이, 페노바르비탈과 프레가발린은 여러 형태의 심장 기형 아이 출산 위험이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학상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었다.

라모트리진, 레비티라세탐, 카바마제핀, 옥스카르바제핀, 카바펜틴은 결함아 출산 위험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미국 뇌전증 재단(Epilepsy Foundation of America) 자문위원회의 데이비드 피커 박사는 전에도 유사한 연구결과들이 있었다면서 항경련제 중 특히 발프로산과 토피라메이트가 결함아 출산 위험과 연관이 있음을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임신 여성 1천명 중 21.9명, 프랑스에서는 1천명 중 6.7명, 네덜란드에서는 1천명 중 4.3명이 임신 중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임신 중 일부 항경련제, 결함아 출산 위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