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 새주인 파인트리 확정…2000억원에 주식매매계약 체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진행 중인 토종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스킨푸드가 구조조정 전문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에 팔린다.

서울회생법원 제3파산부(수석부장판사 서경환)는 12일 스킨푸드와 자회사 아이피어리스에 대한 파인트리의 인수합병(M&A) 본계약 체결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인수대금은 스킨푸드가 1776억원, 아이피어리스가 224억원으로 총 2000억원이다. 스킨푸드는 파인트리의 투자안을 바탕으로 다음달 중순까지 변제 및 경영정상화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회생기업 M&A 성사 여부를 결정짓는 관계인집회는 오는 8월 23일 열린다.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를 통과하려면 회생담보권자의 75%, 회생채권자의 66.7%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스킨푸드의 부채는 445억원, 아이피어리스의 부채는 202억원으로 총 647억원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260억원은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 간 매출채권이라 파인트리가 변제해야 할 부채는 400억원 수준이다. 100% 변제가 이뤄지는 만큼 관계인집회 통과는 무난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스킨푸드 새주인 파인트리 확정…2000억원에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번 매각은 200억원 수준인 스킨푸드 청산가치의 열 배에 달하는 ‘고액베팅’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스킨푸드 인수전은 예비입찰에 10여 곳, 본입찰에 4곳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해 투자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파인트리는 인수 후 통합(PMI)에 사용될 운전자본까지 거래액에 포함해 경쟁자를 눌렀다.

파인트리는 회생절차를 통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스킨푸드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때 400여 곳에 달했던 스킨푸드의 가맹점(로드숍) 수는 100곳 정도로 줄어든 상태다. 판매 채널을 로드숍 중심에서 온라인과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파인트리는 스킨푸드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 펀드에 전략적투자자(SI)를 출자자로 유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킨푸드는 ‘음식으로 만든 화장품’이란 콘셉트를 내세워 2004년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며 2012년에는 매출이 1883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 2014년부터 재무구조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화장품을 사기 위해 단독 로드숍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2018년에는 매출이 652억원까지 감소했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스킨푸드는 지난해 10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