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장비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대형 OLED 설비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기때문이다.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에프에이는 1200원(2.96%) 오른 4만1750원에 마감했다. 에스에프에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품 제조 공정에 필수인 클린 물류 설비 생산 업체다.

삼성디스플레이에 클린 물류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어 삼성 OLED 투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주가는 지난 3월 4만7500원에서 지난달 24일 3만7300원으로 27.35% 급락했다. 삼성의 OLED 투자가 미뤄진 탓이다.

하반기가 가까워지면서 OLED주에 대한 기대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늦어도 하반기에는 대형 OLED 설비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초고화질인 8K QLED TV를 주력 프리미엄 제품으로 밀고 있으나 2021년엔 중국 업체들이 8K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이 차세대 프리미엄 TV인 QD-OLED를 제 때 내놓기 위해선 하반기에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생산 수율이 높은 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제조라인을 갖고 있어 앞으로 LCD 분야에선 한국 업체들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지난달 말부터 OLED 소재·장비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기관은 에스에프에이(259억원), 원익IPS(129억원), AP시스템(52억원), 덕산네오룩스(32억원), 야스(21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투자 규모는 8조~18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삼성의 설비투자 계획이 확정되면 관련 종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16~2017년 삼성이 15조원을 들여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 설비투자를 했을 때도 OLED주가 급등한 사례가 있다. 당시 2년 동안 덕산네오룩스는 74%, 주성엔지니어링은 73%, 에스에프에이는 57% 올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