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된 여파로 중국 펀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올 들어 가파르게 올랐던 수익률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변수가 워낙 많은 만큼 이달 말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매수 타이밍을 엿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역분쟁에 비틀대는 中펀드…연초 수익률 대부분 까먹어
9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10.31%로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저조했다. 중국과 대치 중인 미국 등 북미 펀드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3.55%에 그쳤다. 중국과 함께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5.68%) 인도(3.47%) 러시아(3.28%) 등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설정액 규모가 4926억원으로 가장 큰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가 최근 한 달간 8.76% 손실을 냈으며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설정액 3212억원)와 ‘신한BNPP중국의꿈증권자투자신탁2(H)[주식](종류A)’(2901억원) 등 주요 펀드들 역시 손실률이 10% 이상에 달했다.

이런 탓에 투자 자금도 빠져나가는 추세다. 지난 한 달 새 중국 펀드의 설정액은 133억원 감소했으며 석 달간 누적 환매액만 3499억원에 달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달 미·중 무역분쟁 격화 이후 급락했다. 올 들어 3288.45포인트(4월 8일 기준)까지 반등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일 2827.80포인트(고점 대비 14.00% 하락)로 주저앉았다. 중국 본토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홍콩 항셍 차이나기업H지수도 올해 고점 대비 16.8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정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까지 크고 작은 악재가 돌출하면서 증시가 오락가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상하이종합지수가 2780~3150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 차원의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9.4로 석 달 만에 경기 위축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중국 정부가 지급준비율이나 기준금리 인하 등 각종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