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종, 하반기 조정 지속될 듯…운동화 열풍에 신발ODM 업체 수혜
연초 이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나타내던 대형주들이 조정받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및 미국 소비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른 불확실성도 심화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가 일찍 반영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움직임이 뚜렷하다. 한세실업 주가는 4월 30일 이후 약 24%,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약 14% 하락했다.

한세실업은 자회사 부진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미국 경기 둔화 조짐으로 중가 브랜드의 소비 부진 우려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면세점 실적 둔화 우려의 영향이 크다.

5월 15일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F&F의 주가 하락폭도 확대됐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MLB 브랜드 불매운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영향이다. 하지만 중국 직진출 재료를 제외하더라도 국내 디스커버리와 MLB는 전년 대비로는 물론 전 분기 대비로도 가파른 매출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실적 부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홍콩, 대만, 마카오의 MLB 기존점 성장률 또한 견조하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이 12배까지 하락한 현 주가 수준은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하반기 의류업종은 방어주 위주로 투자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 상반기에는 개별 종목의 실적 호조, 해외 매출 확대, 달러 강세, 원면가격 하향 안정 등 우호적인 변수가 많았지만 가시화되지 않은 실적과 기대만으로 과도하게 올랐던 종목은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안정적인 실적,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갖춘 종목 중심의 투자가 바람직하다. 대표적으로 한섬과 코웰패션을 제시한다. 두 종목 모두 안정적인 본업을 기반으로 12개월 선행 PER 10배 수준의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추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변동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받는 타격도 작아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섬은 상반기 중국 진출을 통한 해외 시장 확대, 코웰패션은 3분기 잡화 화장품 등 상품 라인업 확장이라는 성장 모멘텀을 갖추고 있다.

영원무역 또한 긍정적이다. 전방 바이어들의 재고 축적 움직임으로 높은 수준의 주문 증가가 예상된다. 신규 바이어 확보에 따른 추가 외형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 또한 12개월 선행 PER 11배 수준으로 부담이 없다. 주가 조정 시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신발은 패션업계의 화두이자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신발시장은 2014년 2100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약 2.5% 성장을 지속해 2023년에는 26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신발 시장은 2018년 상반기 약 11% 성장했다. 캐주얼 신발의 인기 상승과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득 수준 향상, 노동 시간 감소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개성 표현 수단으로서 운동화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전체 운동화 시장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운동화 시장은 주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과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브랜드와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역할이 철저히 분업화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글로벌 톱3 브랜드는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활용해 신흥국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ODM사는 생산 효율성 증대 및 기술 수준 극대화에 주력한다. 다양한 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의류 시장과 달리 신발 제조업은 글로벌 리딩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산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발은 3차원적 특성으로 인해 제조 공정의 자동화가 어렵다. ODM 업체의 높은 생산 숙련도는 중장기적으로 바이어를 상대로 한 단가 협상력을 발휘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련주 가운데 휠라코리아는 대대적인 브랜드 혁신을 통해 미국 스포츠 브랜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유통·생산체제 개편으로 이익체질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영역이 확대되며 기업가치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아디다스그룹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화승엔터프라이즈는 고단가 부스트 제품 생산 증가 및 아디다스그룹 생산점유율 확대에 의한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 바이어는 단일 국가 생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생산거점으로 삼고 있는 화승비나의 수혜가 예상된다.

jn.huh@hana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