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가 6000억 규모의 수주가 확정된 영향으로 5일 증시에서 오름세를 탔다. 한동안 주가상승에 발목을 잡았던 악재들이 대부분 해소되고 있어 이번 수주를 계기로 꾸준한 상승궤적을 그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항공우주는 600원(1.81%) 오른 3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투자자가 지난달 22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가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은 총 2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달 14일 올해 최저점인 3만150원을 찍고 반등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전날 이스라엘 IAI와 6187억9100만원 규모의 G280 항공기 주익(비행기 동체의 좌우로 뻗은 날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한국항공우주의 지난해 매출의 22.2%이며 계약기간은 2030년 12월31일까지다.

최종 납품처는 비즈니스 제트기의 대명사로 꼽히는 미국 걸프스트림이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잉과 에어버스 위주로 돼 있는 납품처를 비즈니스 제트기 기업으로 다변화하면서 안정적으로 민간 부품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수요와 단가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개인 제트기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계약규모 확대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수주와 더불어 그동안 한국항공우주를 짓눌러온 4대 악재가 해소되면서 투자심리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항공우주는 최근 몇 년간 △방산비리 이슈 △회계기준 변경 △미국 차세대 고등 훈련기 사업 수주실패 △마린온 추락사건 등이 겹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정부가 방위사업체에 우호적으로 변한 모습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방부는 최근 항공무기체계 관련 조달예산을 전년 대비 1조6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며 “F-35 전투기 수입과 KFX 개발, 전술입문용 훈련기 양산 등으로 한국항공우주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