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변동성 장세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큰 기업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순현금 우량 기업은 일반적으로 변동성 장세에서도 버티는 힘이 상대적으로 강한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4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네트네트(net-net) 기업’은 지난 1분기 78곳이었다. 네트네트 기업은 채권, 당좌자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더하고 여기서 총부채를 뺀 금액이 시가총액보다 큰 곳을 말한다.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을 추종하는 가치투자자들의 투자대상 선정 기준이다.

시가총액보다 순현금 많은 기업 '주목'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세원정공이었다. 이 기업의 1분기 말 시가총액은 753억원이고 순현금은 3657억원이다.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485.59%에 달한다. 이어 삼호(419.44%), S&T홀딩스(416.27%), KISCO홀딩스(383.50%) 등도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비중이 높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1분기 기준 116곳이 네트네트 기업이었다. 차이나그레이트는 시가총액 424억원에 순현금 1조113억원으로 비중이 2384.10%에 달했다. 이어 이스트아시아홀딩스(1050.31%), 씨케이에이치(1019.80%), 리드코프(812.11%) 등의 순이었다.

임해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부에 현금을 풍부하게 쌓아둔 기업은 유동성이 악화되거나 부도가 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변동성 장세에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부채비율이 낮기 때문에 금리 인상 우려에서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다만 경기둔화기에 중소기업은 재무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대형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